하위선은 본머스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이미 비범한 재능을 드러낸 바 있다. 사비는 레알 지휘봉을 잡자마자 하위선의 첫 번째 패스에 전폭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이는 안첼로티 체제 말기의 답답했던 후방 전개에 비해 명확한 진전을 의미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마드리드 소속 선수 중 가장 많은 터치를 기록했으며(277회), 전체 기준으로도 비티냐(417), 하키미(331), 키미히(305), 바렐라(299), 파초(282)에 이어 여섯 번째다. 양발잡이로서 패스나 드리블로 전진이 가능하고, 그 덕분에 레알은 후방에서 전방까지 빠르게 전개할 수 있다. 하위선은 지금 레알의 ‘출구’다.

 

중원을 찾는 눈 

 

하위선은 다양한 유형의 패스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지만, 언제나 중원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볼을 뿌린다. 양발로 자유롭게 방향 전환이 가능해 미드필더의 위치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알 힐랄전에서는 발베르데에게 7회, 파추카전에서는 벨링엄에게 12회, 잘츠부르크전에서는 발베르데와 아르다 귈러에게 각각 10회씩 패스를 전달했다. 특히 귈러와의 내부 연결은 레알의 탈압박에 중요한 축이다.

 

레알은 하위선이 위치한 측면에서부터 전개를 시작하려 하며, 그의 주도 아래 쓰리백 시스템은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낸다. 하위선은 이번 대회에서 200개의 패스를 기록 중인데, 이는 그의 우상이었던 세르히오 라모스가 남긴 기록(202개)과 거의 같다.

 

 

드리블과 전진 패스 

 

하위선은 직접 공을 몰고 나가는 드리블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우아한 보폭과 고개를 치켜든 자세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전진하는 장면은 하위선의 시그니처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경기당 평균 15회의 드리블을 기록했으며, 평균 전진 거리는 11미터에 달한다. 이 중 몇몇 장면은 레알의 득점 기회로 이어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하위선이 상대 라인을 무너뜨린 횟수가 총 75회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레알 소속 어떤 선수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는 단순히 수비 라인을 벗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항상 동료의 위치를 인식하며 정확한 연결을 시도한다. 물론 때때로 최후방에서 무리한 드리블을 감행하는 위험도 있지만, 이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계산된 선택이다.

 

 

롱패스, 시야 

 

하위선은 롱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공간을 향한 전진 패스에서 강점을 보이는데, 이는 비니시우스의 침투 움직임과 완벽하게 맞물린다. 본머스 시절 그는 128회의 정확한 롱패스를 기록했고,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라민 야말에게 방향 전환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프란 가르시아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예측과 압박, 그리고 역습 출발점

 

수비 상황에서도 하위선은 고강도 압박 시스템에 적합한 센터백이다. 특히 잘츠부르크전에서는 쓰리백이 전술적으로 완벽히 들어맞았고, 하위선은 중원에서의 빠른 예측과 인터셉트로 공수 전환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실제로 발베르데의 0-2 득점 장면도 하위선의 날카로운 커트에서 시작됐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 전환의 출발점으로서도 그는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