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르트] 루이스 엔리케의 PSG, 메시의 ‘아메리칸 드림’ 산산조각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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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기영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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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르트] 루이스 엔리케의 PSG, 메시의 ‘아메리칸 드림’ 산산조각 내다

인터 마이애미와 PSG의 경기는 자기기만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이 미국 팀과 유럽 강호가 맞붙는 이 경기는, 조별리그에서 그저 개막전의 볼거리로 여겨졌던 인터 마이애미가 기적적으로 16강까지 올라오며 성사됐다. 포르투가 팔메이라스를 따라 16강에 진출하는 게 자연스러웠겠지만, ‘10번’ 메시가 자신의 마법 같은 왼발로 그룹의 판세를 바꾸며 가장 강력한 괴물 PSG와 만나게 된 것이다.
 
전반에 끝난 승부 
 
PSG는 전반에만 4-0으로 경기를 결정지으며 인터 마이애미의 꿈을 산산조각 냈다. 후반전은 마스체라노의 팀이 최소한 경기를 ‘즐기는’ 시간으로 흘렀지만, 에너지나 전략보다는 심장만 남은 상태였다. 메시에게는 세밀한 패스 하나, 슛 하나, 혹은 마지막 엘리트 클럽 커리어의 유언장 같은 플레이 한 조각이라도 남기려는 시간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서 그의 커리어는 더는 확장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진짜 임무는 브랜드 투자, 연말까지의 시간 보내기, 그리고 계약 만료 후 거취 결정이다.
 
현대 축구의 두 얼굴이 이 경기장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하나는 ‘우승만을 위한 구조’로 설계된 PSG, 다른 하나는 메시를 중심으로 ‘사커’의 기초를 흔들며 성장 중인 팀. 하지만 경기 내내 PSG는 전력의 차이를 무자비하게 드러냈다. 전방 압박으로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를 질식시켰고, 루이스 엔리케는 빠른 시간 내 승부를 가른 후 메시와 그의 옛 동료들, 즉 조르디 알바, 부스케츠와의 재회를 허용했다. 평균 15초 만에 공을 탈환한 PSG는 후반전엔 속도를 늦췄고, 인터 마이애미는 노스탤지어 한 조각을 뽑아냈다. 조르디 알바가 메시에게, 메시가 음악처럼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연결했지만, 수아레스의 무릎은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 전에 PSG는 이미 전반에 경기를 결정지었다.
 
메시의 퇴장, 그리고 현실의 벽 
 
경기 시작 5분 만에 비티냐의 크로스를 주앙 네베스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PSG가 첫 골을 기록했다. 수비수 팔콘의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는 이유로 파비안의 오프사이드 항의가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어지는 전반 막판, 부스케츠의 실수를 파비안이 가로채 주앙 네베스에게 두 번째 골을 안기며 분위기를 결정지었다. 세 번째 골은 도우의 크로스를 파비안이 놓쳤고, 이를 토마스 아빌레스가 자책골로 연결했다.
 
결정적인 차이는 네 번째 골에서 드러났다. 조르디 알바 뒷공간으로 연결된 패스는 하키미의 골로 이어졌다. 바르셀로나 시절의 조르디 알바 패턴이 이제는 적의 무기로 바뀐 셈이다. MLS에서 영입된 우스타리는 경기 내내 PSG의 포화에 시달렸다. 이 리그에 오는 골키퍼들이 겪게 될 냉혹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뎀벨레의 복귀
 
부상에서 돌아온 우스만 뎀벨레는 6월 6일 UEFA 네이션스리그 이후 처음으로 출전하며 PSG에 복귀했다. 팀은 이제 토너먼트 핵심 단계로 접어들었고, 음바페의 부재와 라민 야말의 결장 속에서 뎀벨레는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
 
루이스 엔리케는 자신이 사랑하지만 때때로 충돌했던 메시에게 비공식적인 휴전선을 그었다. 경기의 마지막은 오직 메시만의 무대였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심판, 경기 끝내지 마. 레오가 뛰고 있어.”라는 감정만 가득했다. 시간은 위대한 자와 평범한 자를 가리지 않지만, 기억은 그렇지 않다. 4-0이라는 참담한 결과 속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마지막 프리킥이 수비벽에 막힐 때까지 “메시, 메시”를 외쳤다. 그것이 그가 남긴 유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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