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레알 마드리드이고, 카르바할이 부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알렉산더 아놀드의 프리시즌은 끝났다. 비록 클럽 월드컵의 앞선 세 경기가 공식 경기였다고는 하나, 레알은 그를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경기를 뒤흔들 존재로 데려왔다. 오늘 만날 유벤투스는 그런 무대를 제공할 상대다. 챔피언스리그 16강과 맞먹는, 아니 그것보다도 어려운 단판 승부다.

 

트렌트는 지금까지 무난했지만 기대만큼의 결정적 영향력은 없었다. 이제부터는 진짜 시험대가 시작된다.

 

현재까지 트렌트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말했듯 초고속 적응기를 지나고 있다. 그를 도운 건 감독과의 정서적 공감대. 두 사람 모두 리버풀과 안필드를 공유한 인연이 있고, 사비는 영어도 유창하다. 클럽 내부에서는 벌써 트렌트가 가져온 임팩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2번을 달고 있는 그에게 레알은 장기적인 기대를 품고 있다. 심지어 카르바할과 함께 선발에 나서는 구상도 있다. 카르바할은 중앙으로 들어오고 트렌트는 측면에 서는 식이다. 주장 카르바할은 “내게 왼쪽 윙을 맡기더라도 괜찮다”고 할 정도다. 물론 그건 비니시우스의 자리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트렌트가 ‘기여’하려 애쓰고 있음은 분명하다. 상대 박스 근처에서의 존재감, 그리고 세트피스에서의 정확한 킥. 크로스 달인 크로스가 떠난 후 마드리드가 잃었던 무기다. 아직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전하진 않지만,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18번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는 다음으로 많은 호드리구(9개)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세 경기를 통해 측면 수비수 이상으로 움직였다. 특히 3백 시스템의 수혜자였다. 알 힐랄전과 파추카전에선 각각 52회, 53회 볼을 터치했지만, 잘츠부르크전에서는 무려 89회. 이제 그는 단순한 측면 수비수가 아니라, 찌르고 또 찌르는 말벌처럼 변모했다.

 

"트렌트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그는 월드 클래스지만, 아직 우리도 그를, 그도 우리를 알아가는 중이다."

– 사비 알론소, 유벤투스전 전일 기자회견 중

 

물론 사비 알론소는 이 데이터를 해석할 때 언제나 맥락을 중시한다. 4백 전환도 염두에 둔 것이다. “트렌트는 다양한 시스템에서 뛸 수 있다. 데이터를 보긴 하지만 반드시 상황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파추카전은 오랜 시간 수적 우위였고, 알 힐랄전 전반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은 트렌트의 적응 과정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막 시작했지만, 우리는 그와 함께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현재 팜비치에 머무는 레알 선수단에서는 벨링엄이 트렌트와 카르바할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휴식일에 호텔 밖에서도 함께 움직였다. 전날, 카르바할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좋은 친구다. 건강한 경쟁이다.”

 

오늘 유벤투스전부터, 트렌트와 카르바할의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