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래틱] 쿠두스의 토트넘 이적, 웨스트햄엔 불가피한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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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읏으면유해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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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디 애슬래틱] 쿠두스의 토트넘 이적, 웨스트햄엔 불가피한 선택일까?

 

2011년 12월 방영된 영국 게임쇼 <A League of Their Own>의 한 장면은 모하메드 쿠두스가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할 가능성이 왜 웨스트햄 팬들에게 씁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사회자 제임스 코든과 패널 피터 크라우치, 제이미 레드냅은 최근 스콧 파커가 웨스트햄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결정을 두고 이야기하다가, 웨스트햄 팬인 코든이 농담조로 파커를 향해 독설을 내뱉었다.

 

“그 사람은 나한텐 끝났어. 진짜 끝이야.” 코든은 관중석에 앉아 있던 파커를 바라보며 말했다. “X먹어, 파커. X먹어!”

 

분명히 농담이었다. 코든의 얼굴엔 미소가 번져 있었지만, 토트넘으로 이적한 스타 선수에 대한 웨스트햄 팬들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파커는 2010-11 시즌 웨스트햄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자 자신의 A매치 경력을 위해 토트넘 이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당시 그는 웨스트햄의 저조한 시즌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 축구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으며,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노리던 토트넘으로 이적을 택했다. 파커 입장에서는 분명 타당한 결정이었지만, 웨스트햄 팬들은 동의할 수 없었고, 이후 업튼 파크에 돌아왔을 때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파커가 이적한 지 18개월 후, 그는 업튼 파크 원정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고, 그 반응에 상처를 받았다.

 

“웨스트햄 팬들이 저에게 야유할 줄은 몰랐어요. 조금 속상했죠.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모르겠어요. 지역 라이벌 팀으로 갔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웨스트햄에서 한 일들에 대해 더 좋은 반응을 기대했었죠. 웨스트햄에서 보낸 4년은 정말 훌륭했어요. 제게는 항상 큰 의미가 있는 클럽이고, 돌아오게 되어 정말 기대됐어요. 그래서 실망스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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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토트넘 소속으로 웨스트햄에 복귀한 파커

12년이 지난 지금, 쿠두스도 파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팬들의 분노가 파커 때만큼 크지는 않겠지만, 오는 9월 13일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릴 경기에선 적대적인 환영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웨스트햄은 지난 주말 2,400만 파운드(약 6,800만 달러) 규모의 토트넘 제안을 거절했지만, 양 구단 간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개인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쿠두스는 토트넘 이적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팀에 합류하고자 하는 이유는 유럽 대항전에서 뛰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웨스트햄보다 하위였던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2028년까지 계약이 남은 쿠두스는 특정 기간에만 유효한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 유럽 클럽은 8,000만 파운드, 프리미어리그 클럽은 8,500만 파운드, 사우디 클럽은 1억 2,000만 파운드다. 하지만 쿠두스는 중동행에 관심이 없다. 구단에 이적 요청을 공식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이번 여름 이후 웨스트햄에 남을 계획은 없다.

 

웨스트햄 팬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이적이겠지만, 클럽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새 감독 그레이엄 포터 체제에서 본격적인 리빌딩을 위해서는 선수 매각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주장 재러드 보웬은 매물 대상이 아니며, 루카스 파케타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클럽은 아약스로부터 4,150만 유로(오늘 기준 약 3,570만 파운드)에 영입한 쿠두스를 통해 의미 있는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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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감독은 자신만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쿠두스를 매각하면 포터와 영입팀은 보다 빠르게 선수단 보강에 나설 수 있다. 올여름 루카스 파비안스키, 블라디미르 쿠팔, 아론 크레스웰, 대니 잉스가 팀을 떠나며 스쿼드 뎁스가 얕아졌고, 미카일 안토니오 역시 6월 30일 계약이 만료되었지만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24-25 시즌 쿠두스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공식전 35경기에서 5골 4도움에 그쳤다. 리버풀로 떠난 전 수석코치 존 하이팅가의 부재, 훌렌 로페테기 전 감독과의 갈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그의 데뷔 시즌과는 극명한 차이다. 당시 그는 48경기에서 18골 10도움을 기록했고, 프라이부르크전 솔로골, 맨체스터 시티전에서의 오버헤드킥 골 등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토트넘은 바로 이 시즌의 쿠두스를 기대하고 있다.

 

쿠두스는 웨스트햄 공격진 내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됐지만, 그가 가장 선호하는 위치는 오른쪽 윙이다. 이 자리는 보웬 역시 가장 잘하는 위치이기도 하다. 쿠두스가 팀을 떠나고 싶어하는 또 다른 이유다.

 

2003년 8월부터 2004년 8월까지, 프레데릭 카누테, 저메인 데포, 마이클 캐릭이 모두 웨스트햄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로 인해 토트넘 팬들은 웨스트햄을 ‘피더 클럽’이라 부르며 조롱했다. 이후 양 구단 간 이적이 거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런던 스타디움의 누구도 이 상황을 되풀이하길 원하지 않는다.

 

쿠두스의 이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목적지가 토트넘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는 2025-26 시즌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477680/2025/07/08/kudus-west-ham-totten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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